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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불어온 미술시장 '훈풍'

경매업체 "서울서 이어가자"<br>서울옥션 25일 경매·K옥션 26일 봄 세일<br>박수근등 인기작품 추정가 최대 절반까지 낮춰<br>해외·중저가 그림도 엄선 '시장살리기' 적극

천경자의 '여인'

이중섭의 유화 '어린이와 새와 물고기'

오치균의 '가을길'

부산에서 불기 시작한 미술시장의 훈풍이 서울에 이르렀다. 지난 10일 부산 벡스코에서 막을 내린 제 26회 화랑미술제가 지난해보다 2.4배 늘어난 70억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면서 침체된 미술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미술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이에 답하기라도 하듯,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 양대 경매회사의 첫 메이저 경매는 지난해 급상승한 일부 작가들의 작품 추정가를 대폭 낮췄으며, 해외 작품과 중저가 작품 등을 예전보다 더 다양하게 갖추는 등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반전하기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25일 서울옥션 110회 경매에 이어 26일 K옥션 봄 세일에는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최대 100%까지 추정가를 낮췄다. 경매회사에서 정하는 추정가와 소비자의 구매가인 낙찰가는 다르지만, 지난해 급격하게 오른 일부 작가의 가격 상승분이 이번 추정가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거품이 꺼지고 가격이 현실에 맞춰 조정이 됐다는 의미다. 가격의 조정폭이 큰 작가는 박수근ㆍ도상봉ㆍ천경자ㆍ김종학ㆍ사석원ㆍ오치균ㆍ이우환 등 이른바 블루칩ㆍ옐로칩으로 불리는 투자가치가 큰 작가들. 지난해 2억5,000만원을 호가했던 김종학의 설악산 풍경(100호 기준)은 1억 5000만원 선에, 3억원을 호가했던 도상봉의 라일락은 올해 1억 3,000만원에 각각 출품됐다. 지난해 10억원 이상에 추정됐던 천경자의 미인도는 이번엔 5억원으로 낮춰졌다.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인기를 끄는 이우환의 작품 경우 지난해 2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았으나, 이번에는 10억원대로 떨어졌다. 40~50대 젊은작가 중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사석원ㆍ오치균의 작품 추정가도 떨어졌다. 5억원을 넘어섰던 오치균의 작품(100호기준)가격은 이번엔 3억원 정도에 정해졌으며, 사석원의 작품가격도 50%정도 낮게 책정됐다. 서울옥션과 K옥션은 해외 작가들 중에서도 걸작을 중심으로 엄선하는 노력을 보였다. 최근 해외 미술시장에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샤갈의 유화 '파리 하늘의 연인'과 나라 요시토모의 '소녀' 등 대표작이 다수 출품됐다. 한편 이번 서울옥션에는 경매사상 처음으로 이중섭의 유화 2점이 출품됐다. 이중섭의 유화 '새와 애들'(1953년, 49.2×33.5㎝, 추정가 15억원) 그리고 '어린이와 새와 물고기'(25.2×35.7㎝, 연도미상, 추정가 13억원)가 주인공. 경매시장에서 거래된 이중섭의 작품은 대부분 채색화 또는 담배은박지에 그린 은지화ㆍ드로잉 등이었다. 2005년 3월 경매에 나왔다가 위작파동을 일으킨 작품들, 2006년 12월 서울옥션과 K옥션 경매에서 재등장한 이중섭의 작품들은 모두 채색화였다. 50여점에 달하는 이중섭의 유화 중 대표작으로 60년대 유작전에도 출품되는 등 전시이력이 확실하다는 게 서울옥션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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