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유로존 채무위기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서도 지난 3ㆍ4분기 동안 무려 239억달러를 주식 매입 및 기업 인수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이른바'역발상 투자의 귀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게다가 버핏 회장은 그 동안 소비재ㆍ은행주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상업ㆍ산업 관련주로도 눈을 돌리는 등 주식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줘 투자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 3ㆍ4분기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우선주 및 신주인수권에 50억달러를 투자하고 화학업체 루브리졸을 90억에 매입하는 등 239억달러를 신규 투자에 사용했다. 특히 그는 대내외 악재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주식 매입에 70억달러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전분기 주식 매입 금액인 36억2,000만달러와 비교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가드너 루소 앤 가드너의 토마스 루소 대표는 "버핏이 뭔가 대단한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 주식 포트폴리오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코카콜라와 웰스파고를 20년 이상 보유하는 등 그 동안 소비ㆍ은행주에 집중하던 모습과 달리 상업ㆍ산업 관련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 회장은 금융주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분기 156억달러에서 160억달러로 2.7% 늘린 반면 소비주 투자 금액은 126억달러로 5%를 줄였다. 이에 반해 상업 및 산업 관련주에 대한 투자 규모는 전분기 107억달러에서 174억달러로 62%나 늘렸다. 헨리 암스트롱 어소시에이츠의 제임스 암스트롱 대표는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버핏 회장도 변화를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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