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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반정부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시위가 가장 심각한 세 곳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난 25일부터 수도 카이로 등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2월 포트사이드 축구장 참사와 관련해 축구팬 21명이 사형 판결을 받은 것을 계기로 대규모 반정부시위가 일어나 지금까지 50명이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포트사이드ㆍ수에즈ㆍ이스마일리아 등 세 곳에 한달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이날 비상사태가 선포된 수에즈에서는 25일부터 혁명 2주년을 맞아 무르시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시위로 지금까지 12명이 숨졌으며 포트사이드에서는 26일부터 카이로 법원의 축구팬 사형 판결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돼 44명이 사망했다. 특히 포트사이드 시위대는 "무르시는 물러나라. 무르시는 우리를 죽이고 고문하고 있다"고 외치는 등 당초 축구팬 사형 판결에 항의하면서 시작됐던 시위가 점차 반정부시위로 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무르시 대통령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라며 경찰ㆍ군 병력을 투입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맞서 시위는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이슬람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무르시 대통령은 2011년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가 끝난 후 지난해 6월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이슬람 세력과 세속주의 세력 간의 갈등이 심화되며 큰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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