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보시리아(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를 비호했던 저우융캉(周永康·사진)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가 경찰과 법원 및 정보기관에 대한 통제권을 멍젠주(孟建柱) 공안부장에게 넘겼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우는 중국 최고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 9명 중 서열은 가장 낮지만 중국의 경찰격인 공안과 사법ㆍ국가안전부를 총괄 감독하는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이 같은 권한상실은 최근 실각한 보 전 서기를 끝까지 적극적으로 옹호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FT는 "저우가 보 전 서기를 끝까지 두둔한 책임을 지고 후계자를 선택할 권리와 실질적 운영권을 박탈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내부 분열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올 가을까지 공식적으로 저우를 해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우는 올 가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18차 당대회에서 정년을 맞아 은퇴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중국 법조인의 산실인 정법대 개교 60주년을 맞아 학생들과 만나 사회주의 법치정신을 높이 휘날리는 인재가 돼달라고 주문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쳐왔다.
FT는 중국 공산당의 한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공산당 핵심간부가 임기 이전에, 특히 권력투쟁이 전개되는 와중에 자신의 권한을 넘기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저우는 수년간 다른 지도자들의 어두운 과거와 관련된 비밀들에 접근했기 때문에 그를 공개적으로 해임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보시 전 서기 숙청과정에서 불거진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분열양상이 저우의 실각으로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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