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섭 ‘황소’ /사진제공=서울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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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근 ‘우물가’ /사진제공=서울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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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경자 ‘청혼’ /사진제공=서울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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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유화 '황소'가 35억 6,000만원에 낙찰된 것은 지난 2010년 서울옥션의 경매에서다. 이중섭의 역대 경매 거래가 중 최고가 기록이었다. 이 그림은 한 번 본 인상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강한 힘이 있다. 뼈처럼 도드라진 근육들이 보여주는 생명력과 부리부리한 눈의 강렬함, 그리고 여러 가지 사연을 품은 듯한 우직한 입이 특히 매력적이며 한국인의 근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빠져들어 '황소'를 구입한 주인공은 안병광 유니온약품 회장이었고, 안 회장 부부는 2012년 '황소'를 비롯한 평생의 수집품으로 종로구 부암동에 '서울미술관'을 개관했다.
서울미술관(이사장 서유진)이 개관 2주년 '황소걸음: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전을 열고 있다. 물론 이중섭의 '황소'도 볼 수 있으며 김기창,김종학,김창열,김환기,박수근,이대원,이우환,이응노,임직순,천경자 등 23명의 작품 61점을 선보인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대표작가가 총망라됐다 해도 과언 아닌 전시다.
이중섭은 생활고로 캔버스나 종이를 구하지 못해 담뱃갑을 포장했던 은색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이번 전시에 그 사연많은 은지화를 비롯해 드로잉과 엽서화 등이 소개됐다. 박수근이 빨래가 널린 초가집과 그 앞 우물에 모인 시골 아낙과 아이의 모습을 평화롭게 묘사한 작품 '우물가(집)'도 걸렸다. 1953년 제2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서양화부 특선을 수상해 박수근이 화가로서의 자존감을 확인하게 한 작품이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작업들도 다양하며, 김기창의 미인도와 강렬한 색채와 표현이 뒤섞인 '태양을 먹은 새', 천경자의 '청혼' '청춘' 등 여성 인물화와 이우환의 '선으로부터' 등도 함께 전시됐다. 9월21일까지. (02)395-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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