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업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존 폴슨(사진)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이 올해 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는 바람에 왕관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폴슨 회장이 운영하는 주요 펀드들은 올들어 최대 30%를 웃도는 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 3월 380억달러에 달하던 운용자산규모도 최근 350억달러로 주저 앉았다. 같은 기간 헤지펀드의 평균 손실이 6.1%임을 감안하면 5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전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세를 탔던 폴슨 회장은 지난해 49억달러의 연봉을 받으며 돈방석에 앉기도 했지만 올해말에는 투자자들의 자금 상환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헤지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대럴 존스 이사는 "폴슨은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와 주택시장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예측해 이에 도박을 걸었다"며 "그에게 수익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회장이 은행 등 금융주에 집중 투자한 것도 손실을 키우는 원인이 됐다. 올해 경기가 살아나며 은행 주가가 뛸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금융주의 하락세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펀드가 1억2,400만주를 보유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는 올 들어 43%나 폭락했으며 이에 따른 손해액만 7억8,4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투자처인 시티그룹이나 선트러스트은행 등에서도 8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의 펀드에서 돈을 빼내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1,240만달러를 투자했던 필라델피아 퇴직연금위원회는 지난 6월말 투자금 전부에 대한 상환을 요구했다. 이처럼 폴슨 회장이 몰락할 위기에 처하자 헤지펀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운용 자산의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실제로는 소규모 펀드가 더 짭짤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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