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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첨단산업에는 영어가 많다

지난 9월3일자 서울경제신문 산업면에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뜬다’라는 제하에 ‘SMSㆍMMS 기능 조합…이통사 새 수익 모델 예상’이라는 부제의 기사가 실렸다. 이 제목만 읽고 기사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독자는 그 방면의 전문가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정보기술(IT)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조차 기사내용을 한참 들여다봐야 겨우 그 뜻을 짐작해 낼 수 있을 것이며 대다수 독자들은 한참 읽어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용어가 나타나는 첨단산업 시대다. 새로 생겨나는 무수히 많은 용어를 이해하고 외우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을 소모해야 할 형편이다. 더구나 이러한 용어가 한국어도 아니고 영어로 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더욱 머리가 아픈 분들이 꽤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생활 깊숙이 외래어, 특히 영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되고 있다. TVㆍ라디오ㆍFTAㆍITㆍBTㆍNT 산업 등은 우리에게 친근한 느낌마저 주는 용어가 됐다. 그러나 평면 텔레비전의 내용물을 표시하는 용어인 LCD-TFTㆍPDPㆍOLED 등은 이 방면에 상당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그 뜻조차 짐작하기 어렵다. 첨단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산업에서 이러한 영어(그것도 약자) 사용은 기술의 내용과 관련 있다. 그 기술 내용을 한국어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전문적이고 장황하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면 LCD-TFT는 ‘Liquid Crystal Display-Thin Film Transistor’라는 긴 이름의 머리글자를 모아 놓은 것이다. 이것을 한국말로 옮겨 놓아도 ‘액정표시장치-박막 트랜지스터’라고 하면 무슨 말인지 비전문가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국제화 시대에 우리말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쉽게 읽고 기억하기 편하도록 회사 이름도 상품 모델명도 영어로 쓰는 것이 더 세련돼 보이기도 한다. 더구나 첨단 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고유한 우리말이 있을 턱이 없으니 앞으로도 이러한 외래어 사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우리 아버님ㆍ할아버님 세대 분들은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는 유식한 자식들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는 도리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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