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에 이어 강북 재개발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말 일부 재개발 구역에서 지분 ‘투매현상’까지 일어나며 거래가 급속히 얼어붙었지만 4월에 접어들며 급매물이 소진되고 입주권 호가도 수천만원씩 상승하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재개발 시장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고 있는 곳은 아현동ㆍ북가좌동ㆍ흑석동ㆍ금호동ㆍ왕십리 등으로 관리처분 인가를 마치고 철거 및 이주 작업이 진행중인 구역들이다. 통상 재개발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면 지분의 시세와 감정평가액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 매수세가 사라지지만 지난해 큰 폭의 시세 조정이 일어난 탓에 빠른 사업 진행이 매력으로 부각되며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고 있다.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며 강북 지역 재개발 조합들이 일반 분양가를 일제히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재개발 투자에 활기를 불어넣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일반분양가가 오르면 조합원 몫으로 돌아오는 추가분담금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흑석동에 있는 한 재개발 조합의 관계자는 “오는 5월로 예정돼 있던 일반 분양시기를 뒤로 미루고 분양가를 올리는 방안에 대해 시공사와 논의 중”이라며 “최근 분양이 늦어지는 재개발 아파트는 모두 이런 사정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강북 재개발 시장의 분위기가 급반전되면서 실거래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대문구 아현3구역에서 112㎡형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는 입주권의 프리미엄은 지난해 7월 1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초 6,0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1억1,000만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아현동 효성공인의 김대중 소장은 “지난해 말 나왔던 급매물은 모두 소진됐다”며 “동ㆍ호수 추첨을 앞두고 있어 매물 자체를 찾기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4구역의 입주권 역시 최근 매물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79㎡형 아파트의 입주권 프리미엄은 최근 6,000만~7,000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말 보다 3,000만원 가까이 상승한 가격이다. 동작구 흑석6구역의 109㎡형 입주권 프리미엄도 올 초보다 3,000만원 가량 상승한 1억5,000만원 선에서 시세를 형성하고 있고 왕십리2구역 109㎡형 입주권 프리미엄 역시 1억2,000만원까지 하락했다가 다시 1억5,000만원으로 3,000만원 가량 올랐다. 왕십리 21세기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구역 내 집값이 바닥에 접근했다는 인식이 실수요자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금리도 많이 낮아져 급매물 자체가 드문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사장은 “강남 부동산 시장에서 시작된 ‘온돌효과’가 강북시장까지 퍼지면서 매수심리가 되살아 나고 있다”며 “다만 ‘미니버블’론이 나올 정도로 강남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이라 강남 집값 변동에 따라 강북 재개발 시장도 언제든지 급등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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