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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청해진해운으로 문제된 신협… 전체 조합 실태는

4대 상호금융 중 연체율 가장 높고

직장·단체신협 감시 사각지대 많아


총 자산 56조7000억… 순익 27.6% 줄며 부실 고름 커져

중앙회 감사 4년에 한번꼴… "1000개 육박 통제 어려워"


조합원들의 상호유대관계에 바탕을 둔 신용협동조합이 비영리금융기관 형태로 국내에 도입된 것은 지난 1960년. 이후 1972년 사채 양성화 방안에 따라 신협법이 제정되면서 법인으로 재탄생했고 조합원뿐 아니라 소상공인을 비롯한 많은 서민의 금융 창구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신협의 조합 수는 942개에 총자산도 50조원을 훌쩍 넘어서 4대 상호금융조합(농협·신협·수협·산림) 가운데 두번째 규모까지 컸다.

상당수 신협은 우량한 재무 상태로 서민들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덩치가 커진 만큼 일부 신협에서는 일탈된 경영 행위가 곧잘 일어나고는 했다.

침몰한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그 계열사들이 총 8개에 달하는 단위 신협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조달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신협의 경영 상태를 비롯해 관리 감독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지만 종교 헌금을 이용한 위장 대출이나 계열사 부당 대출 등의 혐의가 드러날 경우 신협의 통제 기능인 신협중앙회의 단위 신협 감사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신협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 역시 꾸준히 악화하고 있어 금융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의 상호금융조합 경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협의 총자산은 5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예대율은 67.3%로 다른 상호금융조합과 비슷하다.

하지만 순이익은 크게 줄었으며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협의 순이익은 1,253억원으로 전년 말(1,751억원)에 비해 27.6%나 줄었다. 같은 기간 농협의 순이익이 7.6%만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가 너무 가파르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좋지 않다.



신협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5.40%로 전년 말(6.38%)에 비해 다소 나아졌다지만 4대 상호금융조합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11년 3.61%, 2012년 4.17%, 2013년 4.62% 등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 부실 고름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계에서는 이 같은 신협의 경영악화 상황을 단순히 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만으로 설명하기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증가는 정부의 자산건전성 기준이 강화된 탓도 있겠지만 일부 기업에 대한 부실한 대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신협을 대상으로 특별 스트레스테스트(최악의 상황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재무건전성을 진단하는 것)까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예상대로 좋지 않았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스트레스테스트의 신뢰도를 담보하기 어려워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도 "당장 눈으로 보이는 각종 지표들이 안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거대한 비영리금융기관인 신협에 대한 감독 기능은 그리 촘촘하지 않다.

현재 신협에 대한 감사는 신협중앙회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데 1년에 150곳에서 200여곳의 단위 신협들만 중앙회 감사를 받고 있다. 신협 조합수가 942곳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감사 주기는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셈이다.

중앙회의 감사 인력도 100여명에 불과해 전체 단위 신협을 통제하기는 역부족이고 그나마 이번 청해진해운 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직장 신협이나 단체 신협 등은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금감원 역시 신협을 관리 감독할 수단이 마땅치는 않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여수신이 갑자기 급증하는 상황 또는 전체적인 건전성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000개에 육박하는 단위 신협들의 문제는 제보가 들어오지 않는 이상 통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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