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호 그룹리더로서 함께 근무하는 여성 후배들의 거울인 동시에 길잡이가 되고 싶습니다." 남성직원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포스코에 첫 여성 그룹리더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스테인리스 열연판매그룹의 양호영(51ㆍ사진) 리더. 그는 1일 "첫 여성 리더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4개 팀, 19명가량의 인력을 이끄는 그룹의 리더로 그를 낙점했다. 양 리더는 오는 7일 그룹리더로 정식 근무를 시작한다. 양 리더는 포스코 여성으로서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파이어니어와 같은 존재다. 지난 2006년에도 포스코 최초의 여성 팀리더로 승진해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그룹리더에도 첫 홍일점을 찍은 것이다. 철강업종의 특성상 포스코는 남성직원의 비율이 높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직원은 1만6,390명이지만 이 가운데 여성은 3.5%인 568명에 불과하다. 그의 그룹리더 발령이 눈길을 끄는 이유이다. 그는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중국 전문가로서 포스코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통한다.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난 양 그룹리더는 "한국인임에도 중국의 미래를 내다본 부친의 권유에 따라 화교 중고등학교를 다녔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연세대 중어중문과, 서울대 대학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대만 중앙경관학교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1993년 10월 이 같은 점을 인정받아 포스코에 경력사원으로 입사했다. 그는 업무시간을 쪼개 중국 관련 서적을 번역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번역서로 '리자청에게 배우는 기업가 정신'이 있다고 포스코는 전했다. 또 2005년에는 수출유공자로 제42회 무역의 날에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의 생활신조는 '목표를 갖고 끈기 있게 나가면 성취한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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