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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그냥 살기가 싫다

제11보(181∼200)



이세돌의 판단은 정확한 것이었다. 상변의 흑을 모두 살려줘도 좌변이 모두 백의 확정지가 된다면 백승이 확실했다. 미세하긴 하지만 적어도 2~3집은 이긴다는 믿음이 이세돌로 하여금 타협의 길을 선택하도록 만든 것이었다. 이제 판 위에 남아 있는 변수는 좌상귀의 흑이 어떤 식으로 사느냐였다. 여기서 16세의 해설자 박정환5단의 얘기를 들어보자. "이세돌9단이 약간은 흥분 상태였던 모양입니다. 원래는 좌상귀가 아무 약점도 없는 백의 확정지였습니다. 그런데 백이 앞의 수순에서 공연한 멋을 부렸기 때문에 흑에게 수단의 여지를 주었던 것입니다."(박정환) 수순을 조금 되돌려보기로 한다. 구리9단이 참고도1의 흑1로 백의 응수를 물었을 때 실전보의 진행은 백2 이하 7이었다. 백2로 이은 타이밍이 나빴던 것이다. 그냥 참고도2의 백2에 받았으면 아무 후환이 없었다. 흑3,5의 준동에는 군말 없이 6으로 이어 둔다. 흑7로 살자고 할 때 백8의 치중이 묘수로 흑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두 눈을 내고 살 수 없는 자리였다. 흑83으로 젖힌 것은 구리의 처절한 승부수였다. 그냥 87의 자리에 점잖게 한 수 두면 흑이 살지만 백이 좌변을 큼지막하게 확보하는 순간 흑의 패배가 뻔히 보이므로 그냥 살 수 있는 좌상귀를 일부러 패로 살겠다는 기발한 궁리를 해낸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백도 가만히 물러설 수는 없다. 백84로 들어가 승부패가 벌어졌다.(91,97…85 94…88) "오늘 바둑은 화려하군. 백은 잡을 수 있는 상변 흑대마를 살려주더니만 흑은 그냥 살 수 있는 좌상귀를 패로 살자고 드네."(서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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