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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 사임 기정사실화' 美 망신살
입력2011-02-11 14:50:42
수정
2011.02.11 14:50:42
CIA국장 “오늘밤 퇴진”.. 오바마 “역사의 순간”
미국 정부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이번에는 물러날 것으로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밤(현지시간) 무바라크의 연설을 앞두고 미 정보수장은 미 의회에서 “무바라크 대통령이 오늘밤(미 현지시간) 안으로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런 정보에 맞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뒤이어 “세계가 이집트에서 펼쳐지는 역사와 변화의 순간을 지켜보고 있다”며 무바라크의 사임을 서둘러 기정사실화는 발언까지 했다.
하지만 무바라크의 퇴진 거부로 미국 정부는 엄청난 망신살이 뻗쳤다. 오바마 정부는 그간 이집트 사태에서 무바라크 정부와 개혁세력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이번에는 완전한 판단실책까지 한 것이다.
미 정보당국 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백악관과 정부 부처들은 정책 및 정보처리에서 손발을 맞추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0일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무바라크의 퇴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미시간주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사실상 무바라크의 퇴진을 전제로 “이집트의 질서정연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이행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말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미시간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현재 이집트 상황을 브리핑 받았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대통령 전용기에서 무바라크의 연설을 지켜보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그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침묵으로 일관한 채 곧장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회의를 마치고 성명에서는 “이집트의 변화가 불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일로 미 정보당국의 능력에 대한 신뢰감은 속절없이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보당국은 올 들어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반정부 시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대통령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잘못된 정보로 대통령까지 오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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