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장은 1일 "(당 지도부가) 각자 이익이나 또는 당선에 너무 연연해 국민을 잠시 가볍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가 공심위의 공천 일부를 보류한 것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한명숙 대표는 "지적을 수용한다"며 사실상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공천 결과를 두고 옛 민주계 출신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공천 후유증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합당 당시만 해도 국민을 굉장히 무겁게 생각했었는데 공천이 중반 이상 진행되고 선거 열기도 높아지면서 그것을 잊지 않았나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특히 전날 공천 심사 내역을 두고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이 지연되면서 기자간담회가 취소된 부분을 문제 삼았다. 이에 더해 강동을ㆍ송파갑 등 일부 지역 후보 공천을 두고 지도부 내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며 의결이 보류된 점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강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를 마친 뒤 한명숙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갖고 이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공심위가 공정한 원칙과 객관적 기준에 따라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했다고 확신하고 감사를 드린다"며 "공심위의 지적을 수용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새벽까지 최고위원회를 주재하고 공천 파문 수습 방안 등을 논의했으며 이 내용에 대해서도 강 위원장과 의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가 강 위원장에게 사실상 '사과'의 표시를 밝히면서 전날 중단된 공천 면접심사는 이르면 2일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날 공천에서 탈락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와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 등 옛 민주계 출신 호남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최고위원 간에도 각 계파 간 이해다툼이 여전해 공천을 둘러싼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