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0대4 대패의 충격이 크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잔디 변수'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지요. 쿠이아바 판타나우아레나의 그라운드 잔디가 엉망에 가깝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한국이 오는 18일 오전7시 러시아와 H조 첫 경기를 치를 바로 그 결전의 장소입니다. 잔디를 자라게 하는 조명이 너무 늦게 설치된 게 문제인데 현재 상태는 잔디가 심어져 있다기보다 붕 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조금만 뛰어도 잔디가 흉물스럽게 파여나갈 겁니다.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워질뿐더러 부상의 위험도 커지게 됩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의 평균연령은 26.1세입니다. 역대로 가장 어리죠. 최근 있었던 튀니지·가나와의 평가전을 보면 몇몇 선수들이 경기 중 감정적 대응을 하는 바람에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일도 더러 보였습니다. 어리다는 증거겠죠. 하지만 잔뜩 기가 죽어 있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훌훌 털고 일어서는 게 또 젊음의 힘 아니겠습니까. 욱하지 말고 쿨하게! 실전에 강한 대표팀을 기대해봅니다. 홍명보 감독도 마이애미 전훈을 정리하며 "어린 선수들이어서 얼마나 빨리 패배의 실망감을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죠. 냉정을 되찾고 러시아전만 바라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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