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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근로시간 늘리고 임금 동결한 폴크스바겐
입력2006-10-02 16:59:02
수정
2006.10.02 16:59:02
유럽 최대 자동차회사인 독일 폴크스바겐 노사의 임금인상 없는 근로시간 연장 합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시장에서 생존을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없음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우리 노사관계와는 아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폴크스바겐 노사는 주당 근로시간을 4시간 늘리되 추가 근로시간에 대한 임금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신 회사는 투자를 늘리고 2011년까지 인위적 감원을 하지 않기로 했다. 폴크스바겐 노사협상은 처음에 난항을 겪었지만 저생산 고비용 구조가 해소되지 않으면 일부 생산라인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는 회사측 입장을 노조가 수용함으로써 합의가 이뤄졌다.
노조는 당장의 이익보다는 고용안정 등 장기적 이익을 택한 것이다. 임금인상 없이 근로시간이 늘면 생산성이 향상되고 그만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경영실적이 좋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다. 투자가 늘어나면 일자리가 더 늘어나게 돼 해고불안이 없어진다. 회사가 잘 돌아가면 나중에 임금인상도 수월해진다. 노사상생의 선순환이다.
경쟁력제고와 고용안정을 위한 외국 자동차업체 노조의 힘 보태기는 비단 폴크스바겐 뿐 아니다. 일본 도요타는 매년 1조엔이 넘는 순이익을 내면서도 4년간 임금을 동결했다. 그 결과는 세계 1위 도약 초읽기다. 강성으로 유명한 미국 자동차노조연맹도 GMㆍ포드 등 자국업체의 위기를 보면서 노조의 양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 노조를 비춰보면 답답해진다. 국내자동차업체의 생산성은 선진국 경쟁업체들보다 낮다. 그런데도 노조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툭하면 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 설립이래 20년간 한해를 제외한 19년 파업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누적 생산손실액만 10조원이 넘는다. 민주노총은 해외에서 열린 외자유치 설명회에 원정시위를 벌이는 등 재뿌리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외국 경쟁업체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 일하자고 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면 그 결과는 보나 마나다. 폴크스바겐의 사례는 자동차업종은 물론이고 우리 노동계가 변화의 필요성을 새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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