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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 연금개혁 왜 머뭇거리나

공무원 연금개혁이 용두사미 꼴이다.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이 2일 “행자부가 올해 상반기에 연금개혁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정부 최종안이 언제 나올지 못박기 어렵다”고 언급함으로써 공무원 연금개혁이 물건너가는 듯한 분위기다. 당초 ‘2006년 말 개혁안 마련, 2007년 상반기 보완입법’이라는 일정상의 큰 틀이 허물어진 것이다. 그러나 올해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고 공무원들의 연금개혁 반대 물결이 거센 점을 감안하면 연내 개혁도 장담하기 어렵다. 사실상 공무원 연금개혁은 차기정권의 과제로 넘겨질 공산이 크다. 지난 99년 당시 국민의 정부는 연말까지 개혁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총선 뒤인 2000년 6월에야 공청회를 연 사실만 봐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연금개혁이 얼마나 어려운가 짐작할 수 있다. 개선시기를 늦췄는데도 당시 21%까지 올리려던 보험료율은 17%까지만 인상했을 뿐이고 도리어 연금적자를 국고에서 메우는 조항이 신설되었다. 또한 정부안이 이른 시일 내에 나온다 하더라도 국민연금법 개정안처럼 국회에서 수년 동안 표류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공무원 연금개혁이 늦어지면 가까스로 방향을 잡은 국민연금 개혁도 영향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더 내고 덜 받는 개혁에 나선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감안한다면 공무원연금 적자를 마냥 국고에서 보전해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또 행자부 장관은 “공직사회도 대변해야 한다”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연금제도발전위원회가 만든 용역안이 이미 나와있는 마당에 “국민적 합의도출이 개혁시기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최종안 내놓기를 머뭇거리는 것은 궁색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공무원은 비록 퇴직금은 없지만 평생소득에서 일반 직장인보다 총소득이 더 많을 뿐더러 정년도 보장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 참여정부는 말로만 혁신을 외치지 말고 공무원 연금개혁부터 서두르는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 안되면 국회라도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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