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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라이프 클래식] 한 번만 더 굴렀어도…

서희경 1~2차 연장서 이글 놓쳐<br>브리타니 랭 이어 아쉬운 준우승<br>박인비·최운정도 공동 2위 올라


'톱4'중 3명, '톱6'중 4명.

순위표는 한국 선수 일색이었지만 맨 윗줄만은 '접수'하지 못했다.

코리안 군단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매뉴라이프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에 다시 도전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물러났다. 서희경(26ㆍ하이트)ㆍ박인비(24)ㆍ최운정(22ㆍ볼빅) 등 3명의 벌떼 공격으로도 브리타니 랭(27ㆍ미국)을 막아내지 못해 아쉬움이 더욱 컸다.

25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워털루의 그레이 사일로 골프장(파71ㆍ6,35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경기.

우승컵에 가장 근접했던 선수는 서희경이었다. 3라운드까지 2타차 공동 2위였던 서희경은 4언더파 67타를 쳐 랭ㆍ박인비ㆍ최운정과 함께 공동 선두(합계 16언더파 268타)로 정규 경기를 마쳤다. 18번홀(파5)에서 벌어진 4인 연장전에서 이날만 8언더파 맹타를 휘두른 최운정과 3라운드 단독 선두 박인비가 차례로 탈락하면서 피 말리는 생존경쟁은 서희경과 랭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두 차례 연장전에서 나란히 버디를 잡은 서희경과 랭은 세 번째 연장전에서 모두 두 번째 샷이 짧아 그린 앞 벙커에 빠졌다. 서희경의 벙커 샷은 약 2m, 랭의 볼은 홀 1.5m에 떨어져 승부는 퍼트 싸움으로 이어졌다. 서희경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지나쳤지만 랭은 놓치지 않고 성공시켰다. 2년 만에 찾아온 자신의 두 번째 우승과 한국 군단의 시즌 두 번째 우승 기대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서희경으로서는 첫 번째나 두 번째 연장전에서 승부를 결정짓지 못한 게 뼈아팠다. 첫 번째 연장전에서는 2m가 채 되지 않은 이글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두 번째 연장전에서는 5m가량의 이글 퍼트가 야속하게도 홀 바로 앞에 멈춰 섰다. 지난 2010년 KIA 클래식 우승으로 2011년 미국 무대에 진출한 서희경은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 유소연(21ㆍ한화), 올 2월에는 제시카 코르다에 각각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연장전 3전3패를 기록하고 말았다.

3명의 공동 2위에 이어 유소연이 1타차 공동 5위(15언더파)에 올랐고 허미정(23ㆍ코오롱)이 공동 9위(13언더파)로 마감했다.

세계랭킹 35위 랭은 2005년 LPGA 투어 데뷔 이후 8번째 시즌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지난해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통산 준우승만 5차례 기록했던 랭은 "그동안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는데 마침내 우승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우승상금은 19만5,000달러, 3명의 준우승자는 9만231달러씩을 나눠 가졌다. 서희경은 "(지난 4월2일 끝난)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 마지막 날 선두를 달리다 공동 4위로 마친 뒤 다소 침체에 빠졌는데 이번 대회에서 좋은 경기를 펼쳐 자신감을 찾게 됐다"며 스스로를 위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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