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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노래와 연기, 관객의 반응조차 라이브다. 최근 많은 뮤지컬 작품이 라이브 공연의 묘미는 물론 관객과의 교감을 살리기 위해 공연 중 객석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을 작품 속에 끌어들이고 있다. 배우의 애드리브부터 철저히 계산된 '객석의 무대화'까지. 같은 값에 공연을 좀 더 짜릿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같은 이벤트의 '수혜 좌석'은 티켓 오픈과 함께 가장 먼저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마돈크라이'는 '데이트석'이라는 꿀자리가 있다. 1층 A열 3번과 13번, 두 개의 좌석은 주인공 프로페서V 역의 배우가 내려와 "옆에 앉아도 될까요?", "같이 걸어도 될까요?" 같은 대사를 던지며 농담을 건네는 자리다. 배우 김호영은 '옆에 앉아도 될까요?'란 대사 후 데이트석 옆 자리 관객의 무릎에 앉기도 하고, 같은 배역의 송용진은 이벤트 좌석 주인을 무대 앞 계단으로 밀어낸 뒤 자리에 앉아 그 옆 관객에게 추파를 던지는 등 애드리브를 펼쳐 보인다. 1분 남짓의 짧은 시간이지만, 공연장을 찾은 관객 입장에선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여기에 티켓 가격이 전 석 5만 5,000원이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이벤트 석을 차지하겠다는 관객의 경쟁이 치열하다.
10일 개막하는 뮤지컬 '캣츠'도 고양이들의 재롱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는 '젤리클 석'이 있다. 최고의 고양이를 꼽는 '젤리클 축제'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3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나와 저마다의 특징과 사연을 뽐낸다. 고양이들은 공연 시간은 물론 인터미션에도 수시로 객석에 난입(?)해 관객에게 장난을 친다. 가방을 훔쳐 다른 관객에게 주거나 무릎에 올라앉아 요염한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VIP티켓 값과 같은 젤리클 석은 고양이들의 재롱을 가까이서 체험하고, 그들과 스킨십 할 수 있는 좌석으로, 무대 바로 아래인 1열과 객석 1층 복도 주변석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 내한 공연이 펼쳐지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총 3,000여 석으로, 이 중 약 280석이 젤리클 석이 된다.
이 밖에 뮤지컬 '헤드윅'은 주인공 헤드윅의 육탄공세를 만끽(?)할 수 있는 '카워시석(헤드윅이 의자 팔걸이를 밟고 올라서 관객의 얼굴 앞에서 농염한 춤을 추는 좌석)'이, 지난해 초연한 뮤지컬 '머더 발라드'는 무대 위에서 배우의 연기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스테이지석'이 티켓 오픈과 함께 가장 먼저 팔려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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