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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인터넷종량제
입력2005-03-30 16:59:03
수정
2005.03.30 16:59:03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인터넷종량제를 둘러싸고 사이버 공간이 떠들썩하다.
KT가 인터넷종량제로 분위기를 몰고 가자 네티즌들은 온라인상에서 ‘안티 KT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한나라당까지 나서 ‘인터넷은 생활필수품’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터넷종량제 논란의 발단은 지난 11일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인터넷 매체 독자들과의 대화에서 ‘인터넷종량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비롯됐다.
진 장관은 당시 “정액제가 인터넷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20%의 이용자들이 트래픽의 80%를 유발해 적게 쓰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다”며 “지금까지 사업자들이 어떤 건의도 한적이 없는 만큼 건의가 들어온다면 그때 가서 검토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 매체들은 진 장관의 멘트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종량제를 도입하겠다”는 식으로 기사화해버렸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후 일부 매체들은 KT가 종량제 도입을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갔다.
하지만 이후 상상을 뛰어넘는 네티즌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KT는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KT의 한 관계자는 “종량제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도입방안을 논의한 바 없다”며 “아무리 빨라도 오는 2007년 이전에 도입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입장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터넷종량제에 대해서는 반대론이 훨씬 우세하다. 조사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반대의견이 60~90%에 달한다.
종량제에 반대하는 네티즌들은 “저렴한 종량제가 우리나라를 인터넷 왕국으로 만들었다”며 “서비스업체를 살리려고 관련 산업을 죽일 생각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찬성하는 네티즌들의 입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이들은 “인터넷에 중독돼서 하루종일 컴퓨터를 켜놓거나 대용량 파일을 주고 받는 사업자들 때문에 속도가 느려지는 걸 왜 우리가 감수해야 하느냐”며 “이들과 같은 요금을 내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어느 한쪽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 만큼 KT는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입장을 바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여론의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현재 처한 상황을 네티즌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정확한 상황인식과 현실돌파를 위한 정공법이 KT의 갈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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