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인사를 빠르게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내년도 업무계획 수립 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산업은행 등 국내 금융정책을 수반하는 삼각편대에서 모두 고위급 인사 수요가 커졌으나 인사 검증이 장기화하고 있다.
가장 시급한 곳은 금감원이다. 금감원은 진웅섭 신임 원장 취임 이후 수석부원장을 포함해 3명의 부원장이 모두 퇴진했지만 후속 인사 검증이 늦어지며 연내 임원진 개편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금감원은 조직 안정을 위해 속도감 있게 인사를 실시하려 했지만 인사가 늦어지면서 조직 개편도 차질을 빚고 있다.
현재 금감원을 총괄하는 수석부원장은 서태종 금융위 증선위원이 내정된 상태지만 검증이 늦어지고 있고 은행·비은행 부원장과 자본시장 부원장은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조차 불투명하다.
금감원의 핵심인 은행·비은행 부원장으로는 박세춘 부원장보와 권인원 부원장보가 검증 대상으로 올라 있다.
금감원 내에서는 박 부원장보가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인사 검증이 장기화하자 검증에 다소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서 위원이 수석부원장으로 빠지면서 금융위도 1급 인사 숨통이 트였으나 좀처럼 후속 인사 방향이 잡히지를 않고 있다.
당초 김용범 금융정책국장이 1급으로 승진해 증선위원으로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새누리당 유광열 수석전문위원이 선임되고 김 국장이 당으로 옮기는 시나리오가 더 유력하게 돌고 있다.
금융정책의 핵심인 금정국장 자리에는 이병래 전 국장과 손병두 금융서비스국장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출신이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인사 때마다 되풀이되는 금융위와 기재부의 줄다리기가 다시 한 번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1월 출범하는 통합 산은 역시 부행장급 인사가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조직개편은 완료됐지만 내년 예산이 당국에서 확정되지 않아 후속 인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통합 산은 출범과 함께 신설되는 상임이사급 부행장은 산은 회장의 제청으로 금융위 임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 역시 검증이 아직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금융 총괄 상임이사직 후보로는 입행 동기인 김수재 성장금융부문장, 민경진 국제금융부문장, 이해용 자본시장부문장이 물망에 오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계부채 등 예민한 현안이 부각되고 있지만 조직 내에서 인사 얘기만 무성하고 좀처럼 일을 손에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