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매출 대비 세금 납부액이 지나치게 적다는 비판에 시달린 스타벅스가 결국 5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를 냈다.
가디언을 비롯한 영국 언론은 ‘세금 꼼수’ 논란으로 곤욕을 치른 스타벅스가 영국 국세청(HMRC)에 법인세 500만 파운드(약 89억원)를 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올해와 내년에 각각 1,000만 파운드씩 법인세를 낼 예정이며 이 가운데 500만 파운드는 이미 낸 상태”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1998년 영국 진출 이래 총 30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리고도 법인세는 고작 860만 파운드만 냈다.
특히 스타벅스는 영국 사업장 수익 일부를 네덜란드, 스위스 사업장에 지급, 계속 적자를 낸 것처럼 속여 2009년부터는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에 여론의 공분을 샀다.
비판이 계속되자 스타벅스는 국세청과 협상을 벌여 지난해 12월 법인세 1,000만 파운드를 내기로 했다.
스타벅스의 법인세액은 지점 수가 스타벅스의 2배인 경쟁업체 ‘코스타’가 지난해 약 1,800만 파운드의 세금을 냈다는 기록에 근거해 결정됐다.
최근 영국에서는 스타벅스, 구글, 아마존, 화이자, 페이스북 등 다국적 기업들이 이익금을 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전하는 방법으로 법인세를 회피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스타벅스를 비롯한 세금 회피 기업들에 ‘정신 차리고 상황을 직시하라’(wake up and smell the coffee)고 비판하기도 했다.
영국 하원 공공회계위원회(PAC) 위원장인 마거릿 호지는 스타벅스의 법인세 납부에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회사가 자신의 세금을 얼마나 낼 것인지 결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 누구나 공평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 스타벅스 로고)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