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휴대폰 페이백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이동통신사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거성 모바일' 사건으로 휴대폰 페이백 문제가 요즘 이슈다. 페이백은 소비자에게 휴대폰 구입비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영업 방식이다. 온라인에선 이미 흔한 거래로 최근 일부 소비자들이 현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페이백과 관련한 민원이 한 달에 100건이 넘는다며 소비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이통사에도 대리점 교육과 모니터링 강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주의에 그친 방통위의 조치는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국내 이통 시장의 기형적 유통구조에 있기 때문이다. 페이백을 이용하는 영업점은 대다수가 판매점이다. 휴대폰 판매점은 대리점과 달리 이통사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 수익구조도 다르다. 대리점은 개통 실적에 따라 수수료 이익을 얻지만 판매점은 단말기 판매금에서만 이익을 남긴다. 따라서 판매점은 최대한 많은 단말기를 높은 가격에 팔려고 한다. 휴대폰 페이백과 같은 편법 영업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통사들은 이 같은 구조를 들며 판매점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동안 판매점에서 들리는 잡음도 외면해왔다. 휴대폰 페이백도 마찬가지다.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 관리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이런 주장은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판매점의 영업이익이 결과적으로 대리점을 통해 이통사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통사 보조금 또한 대리점을 통해 판매점으로 투입된다. 따라서 법률적 관계는 불명확하더라도 유통구조상에서 이통사와 판매점은 별개가 아니다.
물론 본질적인 문제는 편법적인 영업을 하는 판매점에 있다. 그러나 이통사의 개입 없이 판매점 스스로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소비자는 판매점이든 대리점이든 상관없이 이통사 브랜드를 보고 휴대폰을 개통한다. 이통사의 무관심으로 서러운 것은 판매점의 편법 영업에 피해 입은 소비자들이다. 판매점을 통해 이득을 취하면서 문제가 발생하면 외면하는 이통사의 표리부동이 아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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