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십자각] 사립미술관, 대중속으로…

박연우 <문화레저부 차장>

고암(顧庵) 이응노(李應魯·1904-1989) 화백의 유작을 모아 전시할 미술관 건립 공사가 대전시 서구 둔산대공원에 착공된다. 설계는 프랑스 유명 건축가 보두엥이 맡았다. 미술관 개관은 오는 2007년이 목표다. 이에 따라 서울 평창동에서 지난 2000년 개관, 5년간 그의 ‘문자추상’이라는 독특한 경지의 작품을 선보여왔던 이응노미술관은 지난달 외부작가 첫 초대전인 재미작가 최일단 개인전을 마지막으로 간판을 내렸다. 이응노미술관의 이전은 겉으로는 장소 이동으로 가볍게 볼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자금난으로 인한 폐관이라 할 수 있다. 순수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이 IMF 이후 매해 하나둘씩 쓰러져가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한 사립 미술관들은 열악한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5월 네트워크를 구성해 전국사단법인 한국사립미술관협회를 설립했다. 또한 공동투어티켓(5만원)도 만들어 1일부터 발행했다. 티켓에 대한 문의전화가 쇄도한다고 한다. 개인과 여행사 업체 관계자들 대부분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주5일제 근무와 연결해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이는 협회가 관람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으로, 한장의 티켓으로 협회 소속 미술관들의 전시를 연중 관람할 수 있으니 구미가 당길 만하다. 카드 형식의 이 티켓 한장이면 토탈미술관ㆍ이영미술관ㆍ사비나미술관ㆍ환기미술관 등 전국 36개 협회 소속 사립 미술관들의 전시를 모두 관람할 수 있다. 또한 각 미술관들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도 반응이 좋다. 사비나미술관은 9월부터 미술관대안학교를 운영한다. 현장성 강한 미술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런가 하면 영은미술관은 국내외 작가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통해 양질의 전시를 꾸려나가고 있으며 과천의 제비울미술관은 어린이 교육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양평의 가일미술관 역시 미술관 음악회를 통해 지역 친화적, 레저형 미술관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상업성에 유혹 당하지 않고 공공성을 지켜나가며 명맥을 유지하기란 우리의 사립미술관으로서는 너무나 버겁다. 시설을 유지하고 수준 있는 전시기획을 하려면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인건비도 쏠쏠하다. 법인세 감면혜택이 주어지는 기업의 기부금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미술에 대한 의식이 낮은 기업들이 대부분이고 그나마 미술관 활동에 관심과 여력이 있는 굵직한 기업들은 자체 미술관을 가지고 있는 곳이 많아 개인 미술관에 대한 기업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사립 미술관의 자구노력이 있는 만큼 우리도 선진 외국처럼 공공성을 띤 미술관에 개인이 기부금이나 후원금을 내면 여러 형태로 세금을 감면해주고 작품을 기증할 때도 그에 합당한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