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로터리] 돌비 방식의 창조경제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필자가 돌비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할리우드 영화 초기 화면에 나온 '돌비 서라운드 음향'이라는 표현과 비슷한 시기에 제조된 음향기기마다 새겨져 있던 돌비 마크를 본 1970년대 학창 시절이었다.

1월 둘째주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에 참관했을 때 돌비사의 특별 참관초대를 받아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젊은 시절 뇌리에 심어졌던 그 유명한 회사의 케빈 예먼 (Kevin Yeaman)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진의 직접적인 설명과 시연을 보고 들으면서 미래 음향·영상기술의 방향을 내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됐기 때문임은 물론이다.

돌비사가 음향 관련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리면서 기술력을 계속 키워가고 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5-9개의 스피커를 별도로 설치해 구현해왔던 서라운드 음향을 하나의 사운드 바를 가지고 가상적으로 구현해내는 기술은 무지한 필자를 매료하기에 충분했다. 돌비사는 음향에만 그치지 않고 안경 없이 보는 3D 영상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그 기술적 영역을 더욱 넓혀가고 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더욱 기뻐한 이유는 바로 돌비사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중요한 측면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돌비사는 위에서 설명한 기술들을 구현해나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음향·영상 분야 기술자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이러한 음향과 3D 영상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돌비사는 할리우드 영화인·음악인 등의 예술 분야 전문가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그들의 창의적 생각들을 미래 기술에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돌비사가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에 "돌비극장"이라는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운용하는 것만 봐도 그 노력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그렇게 개발됐기에 개발된 음향과 영상은 사람의 감성에 더 잘 호소하도록 태어날 수 있었다는 설명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사람의 감성에 호소하는 영상과 음향을 기술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고 하면 누구나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오히려 음악·영화 같은 예술적 분야에서 뛰어난 천재들이 만들어내는 창의적 작품은 어쩌면 기술력과 관계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작품들이 이를 담아내는 뛰어난 기술력과 접하게 될 때 더욱 실감나게 호소력 있게 우리에게 다가오게 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산업과 산업의 만남만이 아니라 산업과 문화의 만남이 창조경제의 중요한 측면이라고 강조한 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간과되고 있는 산업과 문화의 만남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돌비사의 모습은 필자를 부러워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우리나라에는 ICT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달리는 기업들이 있고 세계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영화인·음악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힘을 합해 한국식 창조산업을 일으키기를 기대해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