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이날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연례 심포지움에서 "미국 경제가 심각하게 훼손될 경우 특단의 통화 공급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 성장이 매우 느리고 실업률이 매우 높다"고 지적하면서도 "물가의 급격한 상승이나 하락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는 2011년 경제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은 구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국의 더블딥(경기 이중침체)우려와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수정 발표된 미국의 지난 2ㆍ4분기 성장률은 1.6%(연율 기준)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달 말 상무부가 발표한 2ㆍ4분기 성장률 속보치(2.4%)보다 0.8%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은 3.7%였다. 미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3ㆍ4분기 1.6%로 플러스로 돌아선 후 4ㆍ4분기에는 5%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1%대로 급격하게 둔화된 것은 주택시장 침체와 고용시장 불안으로 소비가 위축됐고, 기업 생산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주택은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활동의 출발점이다. 위기감이 높아진 미국인들은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리고 있다.
이로 인해 1분기 개인소비는 1.9%증가에 그쳤고 2분기에도 2.0% 성장하는데 머물렀다. 웰스파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존 실비아는 "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다. 조그만 정책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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