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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보는 세상은

마음의 문 닫은 발달장애 미술가<br>10월 7일까지 경기도미술관서<br>'다른 그리고 특별한' 국제교류전<br>한·중·일 작가 41명 작품 선봬




뉴욕현대미술관(MoMAㆍ모마)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미국 작가 댄 밀러(51)의 작품은 글자와 단어들이 반복적으로 겹쳐져 여러 층을 이루기도 하고 서로 포개져 알아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작가가 도시와 음식, 전구, 소켓 등 사물과 사람들의 이름에 집착한 결과물로 작품의 장르는 드로잉과 회화는 물론 도예, 나무조각 등 경계없이 넘나든다. 이미 뉴욕의 굵직한 화랑에서 수 차례 전시 경험도 갖고 있는 작가다.

작품만 놓고 보면 다를 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예술을 통한 감정과 생각의 표현'이지만 밀러의 작품은 경기도 안산 소재 경기도미술관(관장 최효준)에서 '다른 그리고 특별한'이라는 제목의 국제교류전을 통해 전시 중이다.

이번 전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국제 장애미술전으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장애인 미술가 41명이 참여해 4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 가지 사물에 집착하거나 반복적인 행동에 몰입하는 경향을 보이는 자폐나 정신지체 등 발달장애인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보며 어떻게 예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지를 선보이는 의미있는 전시다.

일본에서 태어난 작가 메릿 왈라스(49)는 반복적인 흑백의 선으로 도시의 거리와 수로(水路)를 만들고 그 안에 숫자와 화살표, 맨홀뚜껑, 고양이, 커피 등을 그려 넣는다. 빼곡한 작품은 환상적이며 수학적인 작품이라는 느낌까지 풍긴다.

한국작가 박범(42)은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굽이 되는 하이힐 등 누구도 보지 못했던 독특한 구두를 도예기법으로 구워냈다. 버려지는 일상용품을 모아 기상천외한 콜라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젊은 작가 박태현(20)은 스카치테이프와 색종이만을 겹겹이 붙여 인형을 만들고, 오키 니시노소노(23)는 과일을 주제로 밝은 작품을 선보여 아트상품까지 제작하고 있으며, 야마노 마사시(35)는 숲과 강이 있는 자연과 그 속의 동식물ㆍ곤충들을 작품에 담아낸다.

창조적 작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이들 작가는 자기몰입을 통해 자신의 다름과 특별함을 드러내지만 정작 관람객은 그들과의 같음과 특별할 것 없음을 깨닫게 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전시로 평가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에이블아트센터, 미국의 크리에이티브 그로스 아트센터, 일본의 하나아트센터 등 3국의 장애예술단체들의 협력으로 성사됐다. 전시 일환으로 매주 토ㆍ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미술관 창의체험교육장에서 가족체험행사가 진행되며 오는 9월20일에는 '예술을 통한 장애 극복 운동의 역사와 의의'를 주제로 장애인 예술 국제 포럼도 열린다. 전시는 10월 7일까지. (031)481-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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