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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어 미국도 대화 제스처… 해빙기 오나

■ 케리 "美, 북한과 대화 원한다"<br>미국 비핵화 조건 손 내밀어<br>"北 말ㆍ행동 바꾸기 쉽지 않아" 긴장완화 다소 시간 걸릴 듯

한미 양국이 잇따라 북한에 대화를 요구해 극단으로 치닫던 한반도 위기상황도 전환점을 맞이할 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핵무장 포기를 북측에 요구하고 있어 긴장완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화 제스처 나선 미국=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측에 대화를 제시한 것은 북한을 더 이상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어서는 안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불가침 합의 무효’ 등의 수사로 도발한데 이어 지난 8일에는 개성공단에 있는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의 전원 철수 방침을 밝혔다. 최근에는 사거리 3,000~4,000km인 무수단 미사일 발사 징후가 북한 동해상에서 꾸준히 포착돼, 한미 양국을 극도의 긴장감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미국 정부 내에서는 북한의 이같은 ‘벼랑끝 전술’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는 지적과, 북측이 ‘출구전략’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번 대화 방침은 무엇보다 코너에 몰린 북한이 핵전쟁과 같은 극단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경우 지난 2009년에야 사진이 공개될 정도로 관련 정보가 적어 행동 양태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실제 김정은이 지난 2010년 김정일의 후계자로 결정됐을 당시에도 스위스 유학파라는 이유로 유화적인 정책을 기대하는 전문가가 많을 정도로 관련 정보가 부재한 상황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정은의 예측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직접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혼돈의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한사람의 행동은 필요하지 않으며 가장 위험한 것은 오판”이라며 “김정은은 책임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좋은 가능성을 선택하라”며 김정은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북한 응할 지는 미지수=케리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북한이 대남 강경기조가 어디까지 변할지 주목된다. 다만 케리 장관이 일관되게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어 핵보유국 지위를 법령으로까지 채택한 북한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케리 장관은 간담회에서 “핵이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이며 현재 입장은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동맹국인 한국ㆍ일본과 함께 이 위협에 맞서서 반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는 또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불필요하고 불행한 것”이라며 “평화롭고 핵이 없는 한반도를 위해 우리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온건파보다는 강경파가 주도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강경파가 주도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지금까지 했던 말과 행동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김정은은 최근 온건파인 장성택 국방부 부위원장 보다 강경파인 최룡해 총정치국장과의 접촉이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무엇보다 중국의 역할에 크게 기대하는 모습이다. 케리 장관은 “전세계에서 북한과 가장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라며 “중국 지도부와 긴장완화 방안 및 북한이 나아갈 올바른 방향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이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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