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양국 정상 간 회담은 지난 6월16일로 예정됐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박 대통령의 출국 직전 연기됐다가 4개월 후로 다시 잡힌 것이다.
박 대통령이 방미를 전격 연기했을 당시 일부에서는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양국 정상은 핫라인을 통해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며 이른 시일 내 박 대통령의 방미를 다시 추진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 발표는 여러 면에서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의 해외방문 일정은 통상적으로 해당국 정상과의 회담 일정이 임박해 공식 발표되는 것이 관례였으나 이번에는 두 달 전에 회담 일정이 공개됐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여름휴가 기간에 발표가 이뤄진 것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발표 형식과 관련해 다음달 3일에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파시즘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외 언론에서 미국이 박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불참을 요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청와대와 백악관 모두 이를 부인하면서 박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기가 매우 부담스럽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동북아 패권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아직까지 서방국가들 가운데 중국 전승절 행사에 참석 의사를 표시한 곳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자국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전승절에 박 대통령의 참석을 공식화하기에 앞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먼저 발표해 동맹국인 미국을 최대한 배려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재차 확인하면서 양국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동시에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 등 북핵 문제와 미국·중국 간 갈등 속에서 동북아 역내 안정 및 안보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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