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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스마트폰 3000만 시대… 허약한 기초

최대 정보통신 기업인 KT에서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발생한 것은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허술한 정보관리 시스템과 무책임한 고객보호에 대한 또 한번의 경고다. KT는 800만명의 고객정보가 빠져나갔는데도 무려 5개월째 모르고 있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KT는 지난 3월에도 유사한 피해를 당하고 재발방지를 공언했지만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초래하고 말았다.

KT 고객정보 유출은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가입자 3,000만명 시대를 맞는다지만 이에 걸맞은 보안의식과 관련 인프라를 갖추지 못했다는 부끄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2009년 아이폰 도입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10월 2,000만명을 돌파했으며 다음달 3,000만명 진입을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 대중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소비자 욕구와 시장의 변화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다 보니 빚어지는 폐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스마트폰은 사용자 위치나 금융거래 내역 등 숱한 개인정보를 담고 있어 외부에 유출되면 악용될 소지도 크다. 그런데도 통신회사의 협력사 직원들이 고객위치정보를 외부에 팔아 넘기는가 하면 보안 시스템이 뚫리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과도한 고객정보 요구와 사후관리 부실, 얄팍한 장삿속이 어우러져 빚은 인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개인위치정보 제공이 쉽사리 허용되는 것이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스마트폰 뱅킹의 보안 시스템도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과제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무제한요금제 덕택이 크다. 하지만 고객도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를 사용했다며 요금폭탄이 떨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가구당 평균 14만원을 웃도는 통신요금은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경제에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무분별한 포퓰리즘에 따른 요금인하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버거운 요금제를 어떤 방식으로든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여전히 논란을 빚는 통신망 중립성이나 통화품질 개선 문제도 하루빨리 해결돼야 할 과제다.

스마트폰 혁명은 생활과 산업 등 각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시장이 팽창하는 이런 시기에 보안의식과 같은 기본을 확실하게 잡아놓아야 더 큰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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