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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TPP 경제ㆍ정치 아우르는 입체전략 세워야

정부가 최근 현안으로 급부상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공론화 작업에 돌입했다. 예상대로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한쪽에서는 우리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초기에 합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실익이 크지 않은 만큼 서둘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았다. 선뜻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기 힘들 만큼 난해한 문제임이 틀림없다.

TPP에 참여하면 크든 적든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26조6,000억달러로 유럽연합(EU)보다 50%나 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시장을 확보한다는 이점 때문이다. 이미 관세철폐로 오는 2025년까지 2.5% 이상의 실질 GDP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들어 글로벌 통상질서가 선진국 중심으로 개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요인이다. 수출에 모든 것을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무시하기 힘들다.

문제는 눈앞의 이익만 바라볼 수 없다는 데 있다. TPP 참여는 농업 부문의 관세철폐로 이어져 농민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농민들은 공청회장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TPP를 미국과 일본의 대중 봉쇄전략으로 여기는 중국이 우리의 참여를 탐탁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자칫 한중관계가 냉각돼 경제는 물론 정치ㆍ외교 분야에까지 악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이미 미국과 일본에 협상의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점 역시 동북아 경제 허브를 노리는 우리에게 불리한 조건이다.



통상의 최우선은 국익이다. 경제적 이익만이 아니라 정치와 외교ㆍ문화를 포괄하는 입체적이고 종합적인 전략이 담보돼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에는 한중일 간 경쟁은 물론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 나아가 남북관계와 동아시아 정세에 대한 고려까지 담겨야 한다. 앞으로 더 깊고 세련된 논의가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TPP 참여를 언제 하느냐는 이러한 전제조건이 충족된 후라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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