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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기업 사냥 열올리는 중국

캐나다 석유기업 넥센 151억달러에 매입 합의<br>지속 성장 위해 안정적 수입처 직접 확보 나서


중국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에너지원 확보가 절실하다고 보고 글로벌 에너지 업체 사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국영 유전ㆍ가스 개발업체인 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캐나다 석유기업인 넥센을 151억달러에 매입하기로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인수가는 넥센의 현재 주가에 61%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이는 중국의 해외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로 이번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중국은 넥센이 캐나다 서부, 멕시코만, 걸프만, 북해 등지에 갖고 있는 유전ㆍ가스 자산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고난도 유전개발 기술이 요구되는 셰일가스(퇴적암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 개발기술을 습득하는 기회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국내에 풍부한 셰일가스 자산을 갖고 있지만 관련 유전ㆍ가스 개발기술이 낙후돼 선진권 석유개발업체로부터의 기술이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CNOOC과 시노펙 등 중국 국영 석유기업들은 과거 중동ㆍ남미 등지에 편중됐던 에너지 및 광산업체 인수에서 벗어나 근년 들어 캐나다ㆍ미국ㆍ유럽 등 북미 및 유럽 지역의 글로벌 에너지 업체 인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동 등은 정치불안에 따른 기업인수 리스크가 크지만 정치상황이 안정된 선진권은 이 같은 위험이 작은데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부족에 시달리는 이들 기업을 매입하는 데 적기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은 북해의 원유 및 천연가스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에너지 업체인 탈리스만에너지의 영국 자회사 지분 49%를 1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고 관계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에는 시노펙의 모회사인 중국석유화공집단이 90억달러에 스위스 석유기업인 아닥스페트롤리엄을 인수한 바 있다.

중국 국영 알루미늄 업체인 중국여업공사는 미국 알코아와 손잡고 2008년 호주의 철광산 업체 리오틴토 지분 12%를 143억2,000만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중국이 이같이 글로벌 에너지 업체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속 경제성장을 위해 원유ㆍ가스 등의 에너지 자원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산유국이지만 도시화 가속화 등에 따른 에너지 수요가 급증해 올해 원유소비의 절반인 2억톤을 해외에서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2020년에는 원유 에너지 의존도가 더욱 커지며 전체 소비의 75%인 5억톤을 수입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점증하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해외 유전자산 매입 및 개발을 통해 직접 에너지원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CNOOC의 넥센 인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넥센이 걸프만ㆍ북해 등에서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어 캐나다 정부뿐 아니라 미국ㆍ영국 정부로부터도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CNOOC은 2005년 미국 석유기업 유노컬을 18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나 에너지 안보를 우려하는 미국 정치권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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