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사설] 깜깜이 수능을 실험하겠다는 교육당국

대학입시 혼선 논란이 일고 있는 선택형 수능이 결국 11월7일 실시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 난이도를 수험생이 고르는 선택형 수능 도입을 골자로 한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예고됐던 제도이기는 하나 새 입시제도를 접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상황이 아니다. 일선 고교에서도 어떻게 진학지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선택형 수능의 문제점은 익히 지적돼왔다.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의 선택 결과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는 불합리성이 가장 큰 맹점이다. 3,000여개에 이르는 대학전형 방식도 더 복잡해졌다. 올 1월 9개 주요 사립대들이 시행 유보를 건의한 것도 이런 혼선과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교육당국이 선택형 수능을 예정대로 강행하기로 한 이상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수험생의 선택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지, 난수표식 대학전형 방식은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그 방안을 제시해야 하지만 교육당국의 진지한 고민의 결과는 찾아볼 수가 없다. 막연하게 B형은 과거의 수능 수준이고 A형은 수능보다 쉽다고만 한다.



더구나 만점자 1% 수준의 난이도 원칙도 폐기돼 더 혼란스럽다. 교육당국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한 뒤 학생들의 선택 유형과 학력 수준을 확인한 뒤 AㆍB형 난이도를 조절할 예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을 실험 대상에 올려놓고 그때 가서 생각해보겠다는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난이도 원칙이 없다면 6월과 9월 모의평가는 자칫 무의미해질 수 있다. 실제 수능에서 유형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에서 예측 가능성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유형별 난이도가 불분명하다면 수험생더러 눈치보기를 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이런 식으로는 깜깜이 수능을 실험하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 수능 이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을 어떻게 감당할 건지 모르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