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990년대 이후 20년 동안 상황이 거의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나, 노인 소득 확충 등의 측면에서 더욱 직접적이고 과감한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일 보건복지부의 의뢰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성한 ‘인구 고령화 경제적 영향 분석 및 고령화 대응지수 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OECD 데이터 비교가 가능한 22개 회원국의 2007~2009년 3개년 평균 고령화 대응지수를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는 27.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고령화 대응지수는 소득(공적연금지출·노인 빈곤율), 건강(공공의료지출·65세 기대수명), 고용(적극적 노동시장프로그램·중고령자 고용률), 사회적 지원(노인서비스지출·노인자살률), 지속가능성(출산율·국민부담률·정부부채) 등 5개 영역, 각 10개 세부 기준에 가중치를 둬 합산한 결과다.
아일랜드·덴마크·네덜란드·노르웨이·스웨덴이 고령화 대응 정책 모범국가 1~5위에 올랐다. 이웃 일본은 21위로 우리나라보다는 한 단계 높았지만, 마찬가지로 최하위권이었다.
우리나라의 영역별 순위는 소득과 사회적 지원 부문에서 꼴찌였고 의료와 지속가능성에서 각각 18위, 15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 국내 중고령자들의 높은 고용률 덕분에 고용 부문만 중상위권(7위)에 들었다.
국제 간 비교뿐 아니라 국내 추이에서도 우리나라의 고령화 대응 성적은 낙제 수준이었다. 고령화 대응 지수가 지난 1990년(30.1) 이후 20년 동안 큰 변화 없이 등락하다 2009년 현재 28.9로 1990년보다 오히려 낮아졌기 때문이다.
10개 세부 기준을 선제 정책 노력으로서 ‘정책대응’ 요소(공적연금지출·공공의료지출·적극적 노동시장프로그램·노인서비스지출)와 정책 효과가 반영된 ‘정책결과’ 요소(노인 빈곤율·65세 기대수명·노인자살률·중고령자고용률)로 나눠 따로 산출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모두 최하위였다.
더구나 정책대응·정책결과 두 지수의 수준과 상관관계를 분석하자 우리나라 고령화 정책의 투입 대비 산출 비율도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노르웨이·네덜란드·체코·스웨덴·독일 등은 매우 효과적으로 고령화에 대처하고 있었다.
정홍원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000년대 들어 고령화 정책과 제도가 확대됐지만, 이런 정책적 노력에도 노인 삶의 질과 생활상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며 “2000년대 중반부터 노인계층의 빈곤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공공의료비 지출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다 노인 장기요양제도 도입에도 노인자살률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공적연금 도입 역사가 짧아 아직 연금급여 지출 규모가 미미한 만큼, 큰 폭의 제도 변화를 통해 노인 계층의 소득을 보완하고 이들의 빈곤을 줄이는 일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미디어부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