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검찰은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무르시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 지도부의 범죄에 대한 형사고소가 접수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소당한 이들은 무르시 대통령을 비롯해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 에삼 엘에리안 자유정의당 부대표 등 모두 9명이다. 검찰은 이들에게 ▲외국 단체와 손잡고 이집트의 국익에 손해를 끼친 점 ▲평화 시위자들을 살해하도록 선동 ▲군시설 공격 ▲경제를 위기에 빠뜨린 혐의 등을 두고 있다. AFP통신은 "무르시 대통령이 임기 동안 모든 권력을 무슬림형제단의 손아귀에 쥐어주면서 경제상황을 파탄으로 몰고 갔고 소수민족 보호에 실패했다고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르시 등은 지난 3일 군부에 축출된 후 비밀장소에 억류돼 있으나 아직까지 범죄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다.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역시 군부의 체포령은 떨어졌으나 체포되지는 않았다. 검찰은 누가 고소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게하드 엘 하다드 무슬림형제단 대변인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라며 "폭력을 유발한 책임은 전적으로 군부와 과도정부에 있다"고 반발했다. 무슬림형제단은 14일 대규모 항의집회를 예고한 상태로 카이로 교외 광장에 모여 있는 무르시 지지자들은 무르시가 권좌에 복귀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과도정부와 무슬림형제단이 화해할 가능성이 가뜩이나 희박한데 검찰 수사로 이마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집트 과도정부에 무르시의 석방을 요청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무르시의 석방을 촉구한 독일 외무부의 입장에 동의를 표하며 "미국은 무르시에 대한 접근을 막는 현 상황을 끝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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