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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의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설립계획에 대해 정부 내부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은행감독위원회와 중국증권감독위원회 등 금융산업 규제부서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내 금융 서비스 부문 해외개방 계획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반대가 이어지자 리 총리가 화를 내며 책상을 주먹으로 내려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 내에 이견이 있는 것은 비교적 흔한 일이지만 규제당국이 합심해 실세총리에게 맞선 것은 이례적이다.
'리틀 홍콩' 프로젝트로 불리는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는 환율시장과 중국 내 이자율을 자유화하는 조치 등을 골자로 하며 중국 주요 정책개혁의 시험대로 이목을 끌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는 상하이시의 요구로 진행되기보다 리 총리가 입안하고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리 총리는 지난 3월 상하이 방문 이후 자유무역지대 구상을 띄우면서 상하이 측에 외국투자 유인에 필요한 정책변화 목록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는 리 총리의 지도력에 적잖은 흠집을 내는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규제 부서가 반대하는 대표적 계획은 외국 상품거래소가 자유무역지대 안에 선물인도 창고를 만드는 안이다. 증감위는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보고한 반면 총리실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에 선물인도 창고를 세우면 한국의 부산과 싱가포르에 있는 선물인도 창고 기능을 대체할 수 있고 중국 기업들의 무역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은감위 또한 국내 은행에 대해 자유무역지대에서 역외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리 총리의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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