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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부모도 아프답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책이 한때 베스트셀러였다. 청년 실업의 아픔이 치유되지 않은 채 그대로 늙어 간다면 그 세대는 '노인이 돼도 아프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부모와 자식은 아픔도, 기쁨도 함께 나누는 운명공동체이다. 청춘이 아프면 그 부모도 함께 아플 수밖에 없다.

옛날 직장에서 성남에 있는 모 어린이집에 매월 봉사활동을 갔는데 엄마사진을 늘 가지고 다니는 아이가 있었다. 상처를 받을까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그 아이에 대해서는 연민의 정이 더 컸다. 아이가 나를 따를 때는 오히려 내가 더 반겼다. 연말이라서 그런지 그 아이 생각이 떠오른다. 부모가 수첩 속에 가족사진을 지니고 다니는 광경은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식이 부모사진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마찬가지로 부모가 잘못되기를, 특히 부모가 갈라서기를 바라는 자식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자식에게 무엇을 가장 바라느냐고 질문하면 십중팔구는 공부라고 답한다. 그렇지만 성적은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제로섬이다. 어느 집 아이의 성적이 오르면 다른 집 자식의 성적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는 공부보다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는 건강한 문화가 더욱 소중하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문화가 정착되려면 가정에서부터 진정으로 진심 어린 마음속의 대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본다.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에 빠져 책을 읽거나 대화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우스갯소리지만 게임 그만하라고 혼내러 오는 엄마에게 "기왕 올 때 물 좀 갖다 주면 안 돼?"라고 하는 것이 대화의 전부다. 대화가 부족하다 보니 내성적으로 되기 쉽고 상대방의 표정에서 의도를 읽어내거나 상대방에게 자기감정을 기분 좋게 전달하는 방법을 모른다. 부모에게도 복안은 제시하지 않고 무작정 해달라고 떼를 쓴다.



부모 홀로 자녀를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들이 사랑 받는다는 느낌을 가져야 한다. 부자 간의 진정한 대화와 소통이 요구된다. 막다른 골목길에서 아빠가 마주 오고 있을 때가 가장 곤혹스런 시간이었다는 사람도 있다. 눈길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서로 땅을 보고 걸었단다. 무뚝뚝한 아빠 대신 사랑을 나누는 아빠가 돼야 부모도, 자식도 덜 아프게 된다. 새해에는 부자 간의 친밀한 대화를 좌우명으로 삼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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