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신인작가 발굴과 장르소설 대중화라는 명분과는 동떨어진 얘기들이다. 초기여서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없지 않지만 문제는 진작부터 우려되던 상황이 그대로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차제에 네이버 웹소설이 문화진흥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원론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설령 네이버 웹소설 출범이 순조로웠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네이버 웹소설은 대기업에 점령당한 동네 골목빵집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양극화 심화로 영세한 규모로나마 명맥을 이어온 기존 전자서적 사이트들이 위기에 빠지고 보다 본질적으로 온·오프라인을 망라해 출판의 질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고전과 어려운 책을 외면하는 마당에 지금보다 훨씬 손쉽게 장르소설에 접근할 수 있다면 그 결과는 자명하다. 웹소설의 범람으로 우리 사회의 성찰과 지식의 깊이가 더 얕아진다면 폐해는 네이버(naver)를 넘어 네이버(neighbor·이웃) 전체에 돌아가기 마련이다.
물론 대기업의 문화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는 있다. 문화 콘텐츠의 저변을 확대하거나 진흥을 돕자는 뜻이라면 장려할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문화사업이 공룡기업의 영역확대에 이용된다면 사회는 물론 해당 기업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화의 다양성 차원에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늘 새롭게 변하려는 NHN의 노력만큼은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변혁은 사회 전체의 이익에 부합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네이버 웹소설이 소셜(social) 콘텐츠의 기반을 흔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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