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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불황일수록 오래 살게 된다?”

경기가 침체되면 스트레스 때문에 기대수명이 줄어들 것 같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바마 정부에서 18개월간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피터 오재그 씨티그룹 부회장은 22일 블룸버그 통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경기가 침체될 수록 기대수명은 늘어난다고 밝혔다.

오재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던 지난 2007~2010년 사이 미국의 연령 조정 사망률은 2% 하락했다면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의 기초 자료를 제시했다. 이 기간 기대수명은 77.9세에서 78.7세로 0.8세 증가했다. 반면 경기가 좋았던 2004~2007년에는 기대수명이 0.4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어서 오재그는 실업률이 상승할 때 기대수명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다른 주(州)보다 실업률이 높았던 미시간과 일리노이의 연령 조정 사망률이 2007년부터 급격히 떨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경제학자 더글러스 밀러, 매리앤 페이지 등은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사망률은 0.5%포인트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에 CDCP가 미국 전역에서 조사 활동을 벌여 내놓은 자료는 이들의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고 오재그는 지적했다.

미시간대 연구진도 1920~40년 미국 대공황 시기에도 기대수명이 증가했다면서 “경기 확장기보다 침체기에 국민 건강이 증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 침체기에는 자살률이 높아지지만 다른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이 자살률보다 더 떨어지는 것이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버지니아대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럼은 이런 사실과 실업률이 높으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은 줄어든다는 사실 또한 발견했다. 럼은 경제 활동이 부진해지면 공기오염이나 교통혼잡이 줄어들기 때문에 심장마비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경기 침체는 흡연율과 비만율 또한 낮추며, 이는 사망률 감소로 이어진다.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고 나서 오재그는 자살률이 늘어나는 현상이 특히 우려된다면서 자살로 인한 상실감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침체기인 지금 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정책은 경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 지원과 적자감축 정책을 제정하되 나중에 시행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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