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복 후보는 17일 서울시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희범 좋은교육감추대위원회 사무총장이 12일 최 후보의 사퇴를 종용하는 내용의 약 20여분짜리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10일 보수단체 인사들의 사퇴 협박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남승희 후보에 이어 두 번째다. 남 후보 협박 건에 대해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추대위는 문용린 후보가 초대 위원장을 맡았던 단체이며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등 보수 단체가 포함돼 있다. 이 사무총장은 공교육살리기에서도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는 인물로 문 후보가 초대 위원장을 맡을 당시에도 추대위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 사무총장은 녹취록에서 "이 판으로 가면 무조건 이수호가 당선된다"며 "문용린을 주저앉히는 것보다 보수 우파가 한번 더 통합하는 게 어떻겠냐"며 보수 단일화에 대한 뜻을 비쳤다. 또 "이상면 교수는 아마 그런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며 14일 캠프 관계자들도 모르게 돌연 사퇴한 이상면 후보의 사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통화는 이 후보가 사퇴하기 이틀 전인 12일 이뤄졌으며 공교육살리기 측은 이 후보 사퇴 당일 "(사퇴 사실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고 (기자회견) 한 시간 전에야 전해 들었다"고 해명했다.
남 후보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협박 전화를 받고 녹취록을 공개하기 전까지 또 후보 사퇴를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고 그것도 녹음돼 있다"며 "녹취록이 공개된 후 그렇게 거친 언사로 협박하는 일은 없었지만 혼자 두려웠고 심지어 무술 10단의 수행비서와 동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추대위 측은 최 후보의 기자회견을 놓고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관계라 생각했는데 협박 회유를 받았다고 기자회견하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도 웃을 일"이라며 "서울교육감에 최악의 인물이 아닌 차선의 좋은 교육감을 모셔야 한다"고 보수 단일화를 거듭 강조했다.
9일 SBS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단일 이수호 후보는 21.6%의 지지를 얻어 20.5%를 얻은 보수단일 문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투표용지 기재 순서로 첫 번째인 이 후보는 11.9%의 지지를 얻어 뒤를 이었고 최 후보는 3.4%, 남 후보는 2.4%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모름ㆍ무응답'이라고 답한 경우도 40.2%에 달해 부동층이 많은 상태에서 향후 교육감 선거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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