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비트코인 사설 거래소 '마이코인'이 최근 갑자기 영업을 중단했다. 그 바람에 투자자들의 피해액이 약 30억 홍콩달러(약 4,255억원)에 이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대형 사설거래소 마운트곡스가 무단 해킹으로 보관하고 있던 고객들의 비트코인을 날려버린 데 이어 경영난으로 파산했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둘러싼 악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13년 1월 초 1,200달러까지 치솟았던 1비트코인의 가격이 현재 300달러도 안 되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자, 그렇다면 기대를 모았던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신기루였다'고 볼 것인가. 그렇지 않다. 공공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인 저자는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의 시세가 아니라 그 기술에 있다"고 강조한다. 암호화 기반의 최초의 가상화폐로서 비트코인의 잠재성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는다. '비트코인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비트코인의 '볼록체인(Block Chain·일종의 디지털 거래 장부)' 기술이 어떻게 응용 가능한가를 보여주며 미래 사회·금융 사회시스템의 혁신적 변화를 내다보고 있다.
저자는 책의 머리말에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경제 거래로 확장시킨다면 "금융자산의 거래가 분산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며, 새로운 자산이 만들어지고 소유권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 "송금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므로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경제활동이 가능해지고 또 한편으로 결제 제도나 통화 제도, 나아가서는 국가의 존립 기반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힌다.
책은 현대통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비트코인의 장점과 가치를 부각시키면서,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는 가상화폐가 어떻게 경제와 사회를 뒤흔들게 될 것인가를 밝힌다. 한 번 살펴보자.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지구상의 어느 곳으로나 거의 비용 없이 송금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역결제 통화로 가장 적합하다. 외화로 환산할 필요가 없어 환율 차액을 잃어버리지도 않으니 비트코인 결제를 채용한 무역업자는 경쟁상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이것이 은행들이 비트코인의 확산을 두려워하는 이유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저자는 일반 금융자산도 블록체인을 이용해 거래하면 주식·채권을 증권회사의 중개없이 개인이 직접 매매할 수 있으니 거래 비용도 현저히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진정, 비트코인은 '성공한 혁명'이 될 수 있을까?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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