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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함과 남포함, 어느 함정이 더 강력할까. 답은 자명하다. 후자다. 지난 27일 진수돼 의장공사와 시운전을 거쳐 오는 2017년 실전 배치될 남포함의 성능이 1998년 취역한 원산함보다 뛰어난 것은 당연지사. 크기와 속력, 스텔스 성능에서 비교가 안 된다.
그럼에도 이런 질문이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외형상 원산함에 달린 함포가 많기 때문이다. 원산함에는 기뢰부설함 치고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76㎜ 함포 외에 40㎜ 2연장 노봉기관포가 2문이나 장착돼 있다. 반면 남포함에는 달랑 76㎜ 신형 함포뿐이다. 함체의 실루엣도 스텔스성을 고려해 밋밋해 보인다.
과연 남포함은 화력이 원산함보다 떨어질까. 정반대다. 항공기와 대함 미사일이 동원되는 현대 해상전에서 남포함은 원산함보다 대공 저지력이 훨씬 강하다. 대함유도탄방어유도무기(SAAM)가 장착돼 있는 덕분이다. 내년 상반기 개발이 완료될 예정인 SAAM은 한마디로 함대공 미사일. 개발 주체인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해군은 이 미사일에 해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남포함에는 함미 헬기 격납고 부근에 국산 수직발사관 0셀이 탑재될 예정이다. 발사관 한 셀에 해궁 미사일 4발이 적재돼 남포함의 함대공 미사일 탑재량은 00발에 이른다. 기뢰부설함으로는 충분히 대공 위협에 맞설 수 있는 수량이다. 원산함의 부무장인 40㎜ 노봉 기관포와는 정확도와 사정거리에서 비교가 안 된다. 해성의 사정거리는 약 20㎞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주목할 대목은 한국 해군에 해궁 미사일 시대가 열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진수된 차기 상륙함 천왕봉함에도 해궁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국산 수직발사관이 남포함과 동일한 규모인 0셀이 실렸다. 본격적인 전투를 담당하는 차기 호위함과 구축함에는 천왕봉급 상륙함이나 남포급 기뢰부설함보다 4배 또는 8배 많은 국산 수직발사대가 적재될 예정이다. 함대공 미사일 수도 그만큼 많아진다.
천왕봉함과 남포함에 연이어 국산 수직발사관이 최소 단위지만 적재됐다는 점은 한국 해군이 본격적인 개함(개별 함정) 방공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주요 함정에 해궁 미사일 탑재가 완료되고 여기에 이지스함이 함대를 통합 지휘할 경우 한국의 함대는 수백 발에 이르는 대함 미사일 공격도 방어하기에 충분한 수량의 함대공 미사일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유 함정 수는 같아도 공중 표적을 향한 펀치력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해졌다는 얘기다.
더욱이 해궁 미사일은 고기동성을 갖춰 아음속 대함 미사일뿐 아니라 항공기와 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대응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해궁 미사일 사업이 아주 희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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