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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미술경매 강국 코리아를 꿈꾸며


이번 3월 봄 경매 결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 3년간 푹 꺼져 있는 미술품경기가 살아날까 설왕설래 말이 많은 것은, 폐쇄적인 미술시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래결과를 발표하는 미술품경매가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세계 경매시장은 지난 2010년보다 21% 성장했다. 경매성사총액이 약 13조원으로 이 성장은 중국(49%), 싱가포르(22%), 인도네시아(39%) 등 아시아권 국가들이 선도했다. 성장률뿐 아니라 시장점유율에서도 중국이 41.4%로 1등을 차지했고, 미국 23.6%, 영국 19.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제 이웃나라가 전세계 미술시장을 이끄는 문화선진국이 됐다.

이처럼 지난해 하반기에 전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외 경매회사들은 자랑하듯 80%를 넘는 낙찰률과 기록적인 경매성사금액을 발표했지만 우리나라는 참 다르다. 미술품거래 활성화는 경기가 좋아진다는 지표일 텐데, 국내는 좋아질 듯 말 듯 외국의 추세를 못 따라가고 있다. 왜일까.

전통적인 문화강국인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지난 30년간 동시대미술(Contemporary Art)로 미술강국이 된 미국, 자국문화에 대한 무한사랑으로 중무장한 중국에 비해 우리는 뭐하나 튼튼한 인프라가 없다. 미술을 공공재로 간주하고 다같이 향유해야 하는 문화 콘텐츠로 보는 공감대도 약하고, 미술품을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항상 존재한다. 국가와 기업이 좋은 미술품을 소유해 대중에게 공개하는 시스템과 지원도 전무하다. 기부에 대한 지원이나 사회적 인정과 존경이 없는 상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 콜렉터들은 작품을 집에만 모셔둔다.



해외여행가면 꼭 가봐야 하는 코스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대영 박물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작품은 두루 보면서 우리나라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가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볼 작품이 별로 없다고 개탄하면서, 우리나라 미술관이나 박물관들이 좋은 작품을 소장하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구체적 고민은 해봤을까.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문화 최강국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외국과 다르게 미술품경기가 암중모색인 것은 미술품을 보는 다소 삐딱한 시선, 미술품을 공공재로 여기지 않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래도 미술품경기와 경제에 대해 희망을 품어보는 것은 3월 봄 경매 사전관람 전시장에 과거 3년보다 훨씬 많은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하고 갔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제 미술품경기가 바닥에서 탈출해 꼬물꼬물 올라가고 있는 시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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