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자동차의 선택 기준은 매우 간단했다. 고성능을 원하면 큰 배기량의 차를 선택하고 경제성을 원하면 작은 배기량의 차를 선택했다. 당연히 큰 배기량의 차는 연비가 낮고 작은 배기량의 차는 성능이 낮다는 것으로 인식했다. 고성능과 경제성은 양립할 수 없는 가치로 생각됐으며 둘 다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모순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고객들은 고성능과 경제성을 모두 원하게 되었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즉 모순을 향한 도전이 시작된 것이다. 도전의 시작에는 엔진 배기량은 줄이면서 성능은 키우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고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모순을 향한 도전은 성과를 거뒀다. 폭스바겐의 TDI 디젤 엔진처럼 성능과 연비를 모두 만족시키는 엔진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들어 친환경이 시대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자동차 업계는 또 다른 모순을 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미국ㆍ유럽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가혹하다고 할 수 있는 환경 관련 규제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고성능과 고연비는 기본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및 각종 공해물질까지도 줄여야 한다. 이에 각 자동차 업체들은 클린 디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다양한 대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다수의 자동차 회사들이 각국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넘어서는 모델들을 이미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모순을 향한 도전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이처럼 친환경 자동차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은 모순을 향한,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가 고성능과 고연비가 양립할 수 없는 불가능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도전을 포기했다면 현재의 친환경 차량들은 먼 미래의 모델이 됐을 것이다. 오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펼쳐지는 2011 서울모터쇼에도 클린 디젤부터 전기차까지 모순을 향한 도전에 성공한 친환경차들이 방문객들을 기다린다. '진화, 바퀴 위의 녹색혁명'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는 뛰어난 친환경차들이 열띤 경연을 펼친다. 국내 최대 자동차 축제 서울모터쇼에서 많은 국내 고객들이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의 모순을 향한 뜨거운 도전을 직접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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