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장위란 중국 국방부 부부장(차관)은 7일(현지시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라지나 저보 CTBTO 사무총장과 만나 중국이 독자적으로 확보한 핵실험 감시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CTBTO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중국에 있는 핵실험 감시시설을 국제적으로 공인 받기 위한 첫 번째 절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현재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공식적으로는 비준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현재 10개의 핵실험 감시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ㆍ란저우ㆍ광저우 3곳의 시설은 핵실험 여부와 원료를 판단할 수 있는 방사성 핵종을 감지하는 시설이고 나머지 7개는 지진파와 음파를 감지하는 시설이다. 중국의 정보가 공개될 경우 국제사회는 실제 북한이 핵실험을 했는지, 핵실험에 사용된 원료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는 북핵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인민해방군 장성 출신인 쉬광위 중국군비통제군축협회(CACDA) 선임연구원은 "이런 중국의 행보는 북한에 경고가 될 수 있다"면서 "국제기구가 비밀 핵실험까지 감시하고 분석해낼 수 있게 됨에 따라 북한의 향후 핵 관련 행보를 제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이번 조치가 핵 감시 국제기구 내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키우며 CTBT 공식 비준을 미루고 있는 미국에도 압박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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