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 불안으로 노심초사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선된 실물경제지표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기금리 상승과 엔화가치 반등, 증시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던 차에 예상보다 빠르게 경기회복이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이 다시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각부가 10일 발표한 올 1·4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개정치는 전분기 대비 1.0%로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연율로 환산한 성장률은 3.5%에서 4.1%로 조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동차 등의 생산호조에 힘입어 재고와 설비투자가 개선된 것이 당초 추정보다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내각부는 이와 함께 5월 소비자태도지수(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1.2포인트 오른 45.7로 5개월 연속 올랐다며 소비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기조판단을 상향했다. 아베노믹스의 '돈 풀기'가 기업의 투자와 소비심리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노믹스의 효과는 특히 국제수지 통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날 재무성은 일본의 4월 경상수지가 전년동월(3,735억엔 흑자) 대비 두배가량 오른 7,5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월 무역수지는 8,000억엔대의 적자를 보였지만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이나 투자처로부터 유입되는 투자소득·배당 등을 나타내는 소득수지가 엔저와 해외투자 증대 효과에 힘 입어 지난 1985년 이후 최고 수준인 2조1,160억엔을 기록하면서 흑자폭을 키웠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그동안 시장불안 때문에 궁지에 몰리던 일본 정부는아베노믹스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의 증시 급등락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실물경제는 확실히 회복되고 있다"강조했다. 후지쓰경제연구소의 마틴 슐츠 이코노미스트는 "아베 정권이 올해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같은 경기지표 개선"이라면서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후 성장전략을 밀어붙일 창구가 마련된 셈"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폭락세를 거듭했던 도쿄증시도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서 당분간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은데다 이날 일본 경제지표 호재까지 겹쳐 단숨에 1만3,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거래일 종가 대비 636.67포인트(4.94%) 급등해 2008년 10월30일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1만3,514.2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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