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의선 탄현역 1번 출구를 나오면 오른쪽에 말끔한 모습의 새 고층 아파트 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66만㎡ 부지에 이달부터 4,872가구가 순차적으로 입주하는 고양 덕이지구다. 분양 당시 인근 식사지구와 함께 대규모 민간 도시개발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덕이지구는 총 5개 블록 가운데 지난 14일 1ㆍ5블록 아이파크를 시작으로 입주가 본격화됐다. 단지를 방문한 23일 단지 주변은 연결도로ㆍ공원 등 아직 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2ㆍ3ㆍ4블록의 신동아아이파크 역시 회사의 워크아웃 절차 때문에 당초 완공예정일이었던 지난해 12월보다 다소 늦어진 2~3월께 입주자를 맞을 예정이다. 덕이지구는 7,033가구의 식사지구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경의선 전철 탄현역세권 단지여서 대중교통을 이용한 서울 접근성은 오히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철을 이용하면 서울역 등 도심까지 40여분이면 닿는다. 이 같은 교통여건 때문에 입주가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팔리지 않던 미분양 물량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인근 D공인의 한 관계자는 "집을 보려는 고객이 하루에도 몇 팀이 찾는 등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며 "중대형 위주로 구성돼 있지만 111㎡형(공급면적 기준) 이하 중소형 물량에 관심이 더 높다"고 말했다. 111㎡형의 경우 한때 분양가 대비 10% 이상 떨어졌던 시세도 분양가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특히 물량이 적은데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물도 그리 많지는 않다는 것이 이 일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다만 중대형물량은 여전히 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6억8,000만원선에 분양됐던 155㎡형의 경우 최근까지도 6,000만원 정도 떨어진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일대 A공인의 한 관계자는 "3.3㎡당 1,400만~1,500만원선에 다소 높게 분양가가 책정된 것이 부담"이라며 "거래의 온기가 중대형으로까지 퍼지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반면 전세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지만 전반적인 전셋값 상승세 탓에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현상은 찾아볼 수 없다. 덕이동 H공인의 한 관계자는 "전철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데다 새 아파트라는 장점 때문에 인근 아파트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111㎡형의 경우 융자가 적은 물건은 2억원선으로 일산신도시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