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사조산업 사고대책본부가 공개한 김계환 오룡호 선장과 같은 회사 소속 '오양96호'의 이양우 선장, 선경수산 소속 '카롤리나77호'의 김만섭 선장 간의 교신내용에 따르면 오양호를 비롯해 인근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나라 원양어선 4척은 1일 오전10시(현지시각)께 기상이 나빠질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나바린항으로 피항하기 시작했다.
정오께 오룡호도 명태를 담은 그물을 걷어 올리고 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오후12시30분께 초속 20m의 강풍과 높이 4m의 파도가 이는 악천후 속에서 오룡호 어획물 수조로 바닷물이 갑자기 들어오면서 1차 침수 위기를 맞았다.
당시 김계환 선장은 김만섭 선장에게 "어획물 약 20톤을 어획물 수조에 붓는 작업을 하다 해수와 어획물이 한쪽 현으로 쏠리면서 해수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무선교신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김계환 선장은 이미 타기실에도 바닷물이 들어가 배의 키를 움직일 수 없게 되자 엔진을 정지한 뒤 카롤리나77호에 구조요청을 한 것.
오룡호는 카롤리나77호로부터 오후2시30분께 전달받은 펌프 1개를 가동해 유입된 바닷물을 절반가량 줄이면서 안정을 되찾은 듯했지만 오후3시30분께 수조에 물이 다시 차면서 침수되기 시작했다.
오후4시께는 김만섭 선장 등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선박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퇴선 준비를 하고 있다. 구조해달라"고 긴박하게 말했다.
이후 오룡호는 오후5시15분께 북위 61도54분, 서경 177도10분 위치에서 빠른 속도로 침몰했다.
이날 오후3시 기준으로 승선원 60명 중 7명이 구조됐고 한국선원 6명 등 20명이 숨졌다.
한편 오룡호 침몰사고 관련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는 이날 관계부처 회의 결과 실종자 탐색 및 구조활동을 위해 군용기와 경비함을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견하는 군용기는 해군의 해상 초계기(P-3) 2대와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의 경비함(5,000톤급, 헬기1대 탑재) 1척으로 관계국과의 협조를 구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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