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 허머(Hummer)의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이에 따라 뉴욕타임스가 “미국인들의 애국심을 상징한다”고 표현할 만큼 미국식 SUV의 대표주자였던 허머 브랜드는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GM의 존 스미스 부사장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허머 매각과 관련해 많은 가능성을 검토해 왔으나 텅중(騰中)중공업과의 계약이 완료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GM이 허머를 중국 쓰촨(四川)성에 기반을 둔 텅중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려왔으나, 끝내 중국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텅중이 어떤 서류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텅중은 “매력적인 가격으로 글로벌 브랜드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여서 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텅중은 특수 기계와 고속도로 및 교량 건설용 부품, 건설 중장비 등을 생산하는 중장비 회사로, 허머를 인수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이 무산됐다. 매각 취소에 따라 GM은 허머 브랜드 청산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스미스 부사장은 “이제 우리는 책임 있는 방식으로 사업을 접기 위해 허머의 종업원 및 딜러, 부품 공급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M은 허머에 대한 품질보증 계약은 지킬 것이며 부품과 서비스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머 딜러망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400개에 이른다. 앞서 GM은 새턴 브랜드의 매각에 실패했고, 사브를 스웨덴 쾨니그제그에 매각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뒤 네덜란드 스피케르에 판매하는 등 브랜드 매각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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