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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한 사이버테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사이버테러는 ‘지능형 범죄’라는 점에서 스릴러영화나 액션 장르에서 애용되는 소재다. 영화 속 해커들은 마우스 클릭 하나로 사람의 인생을 바꾸거나 백만장자가 된다는 점에서 악독한 범죄자이지만 매력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이버테러와 가장 유사한 영화로 올해 3월에 개봉한 ‘카오스’를 꼽았다. 제이슨 스타뎀과 웨슬리 스나입스가 출연한 영화 ‘카오스’는 사이버테러를 이용한 범죄를 그린 영화다. 영화는 무장강도가 든 은행에서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은행에서 없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알고 보니 범인들은 해킹을 이용해 24시간 동안 계좌마다 100달러씩 이체해 무려 10억달러를 빼내갔던 것. 24시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공격한다는 점과 개별적인 은행 계좌를 이용해 사이버 공격을 한다는 점이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해 특정 사이트를 공격하는 현재의 디도스(DDos) 공격과 유사하다. 지난 2006년 개봉한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파이어 월(fire wall)’도 사이버테러와 연관이 있다. ‘파이어 월’은 말 그대로 컴퓨터 보안을 위해 외부 접근을 차단하는 ‘방화벽’을 의미한다. 제목 그대로 컴퓨터 보안 전문가와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뇌싸움을 그렸다. 이밖에 해커에 의해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내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던 샌드라 불럭 주연의 영화 ‘네트’, ‘착한 해커’를 소재로 했던 영화 ‘스니커즈(1992)’, 1억개가 넘는 계좌에서 5조원이 넘는 금액이 인출된 금융범죄를 다룬 한국영화 ‘모노폴리(2006)’ 등도 있다. 영화 평론가 정지욱씨는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며 정보기술(IT) 붐이 일어나던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해커가 등장하는 사이버테러 소재 영화가 전성기를 이뤘다”며 “요즘에는 소재가 새롭지 않아서 많이 제작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커는 영화에서 실마리를 풀어주는 해결사 이미지의 주연으로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조연이나 범죄를 일삼는 악인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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