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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우리 철마가 철의 실크로드 달린다


우크라이나는 내년 6월 폴란드와 공동 개최하는 유로컵 준비로 분주하다. 유럽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몰려드는 축구팬들을 맞이하기 위해 낙후된 공항ㆍ도로ㆍ철도 및 항구 등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개ㆍ보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노후화된 철도의 현대화이다. 대부분의 기차가 구소련 시절에 제작돼 평균 주행속도가 시속 6㎞에 불과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언론들은 유로컵 개최 4개 도시를 연결하게 되는 한국의 최신형 전동차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우크라이나 특급'으로 명명된 한국산 전동차는 최대 시속이 180킬로미터로서 우크라이나의 주요 도시들을 일일 생활권 안에 들게 해준다. 게다가 와이파이에다 교통정보 및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LCD 모니터를 포함해 각종 첨단 편의장치도 설치된다. 우크라이나 철도당국은 이 고속철이 기존 철도는 물론 민항기의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노후화된 기차를 대체할 한국형 전동차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산 전동차 구매에 이어 한국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향후 5∼6년간 매년 20∼25대의 전동차를 우크라이나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시절에 도입된 200여대의 노후화된 기차를 최신형 전동차로 교체하는 국책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로컵 계기 한국산 전동차 공급에 이어 현재 추진 중인 한국형 전동차의 현지생산이 실현되면 우크라이나의 방대한 전동차 시장을 선점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한국형 전동차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독립국가연합 회원국은 물론 중동유럽의 전동차 시장에도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또 한국산 전동차는 유로컵 관람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우크라이나로 몰려드는 축구팬들의 주요 교통수단이 될 것이다. 이들은 최첨단 편의시설이 장착된 명품 전동차에 매료될 것이다. 우리 전동차는 유럽에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한 가전제품 및 자동차에 더해 우리나라를 알리는 움직이는 홍보수단이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시장 규모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하며 우리 기업들은 소비재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한국형 전동차의 현지생산이 성사될 경우 제조업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의 투자 및 진출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내년도에 수교 20주년을 맞이하는 한-우크라이나 간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12월20일 우크라이나에 공급될 제1호 한국산 전동차의 출고식 참석을 위해 콜레쉬니코프 부총리 겸 인프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규모 사절단이 방한한다. 이번 사절단의 방한 계기에 한국형 전동차 합작생산에 관한 MOU가 체결된다. 우리 정부도 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난 9월 말 김황식 국무총리의 우크라이나 공식방문을 포함해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왔다. 우리의 철마가 우크라이나에서 시작해 시베리아를 거쳐 한반도로 이어지는 철의 실크로드를 힘차게 달리는 날이 도래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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